20대 시절 내 친구는 백석이라는 시인으로 논문 준비를 하고 있었다.

백석이라는 시인을 그때 처음 들었다.

그렇지만 나는

그 시인과 그의 시를 전혀 알지도 못했고,

알려는 생각도 없었다.

 

그리고 시간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흐르고, 또 지나고,

오늘

눈이 참 많이 온다.

 

가만보니 그냥 오는 게 아니라

'푹푹 '퍼붓는다.

 

'푹푹'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자

왠걸 백석이 생각난다.

 

산골로 가자며 나타샤에게

세상에 지는 것이 아니라

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라고 했지...

 

 

 

눈은 푹푹 날리고

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

 

사실 이 구절 때문에 이 시를 알게 됐다고 해야 한다.

황지우가 말했던 '편안한 가죽부대'에다가

이 구절을 갖다붙이며 아는 척 잘난 척

한잔 하던

그런 치기가 생각난다.

 

이젠 이런 낭만도 깡그리 메마른 심장

을 소유한 무덤덤 청맹과니처럼

서류를 뒤적일 뿐

 

ㅋㅋ

하지만 곧 내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어 줄 것이다!

 

 

 

 

백석 /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

 

가난한 내가

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

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

 

나타샤를 사랑은 하고

눈은 푹푹 날리고

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

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

나타샤와 나는

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

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

 

눈은 푹푹 나리고

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

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

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

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

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

 

눈은 푹푹 나리고

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

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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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3년 12월 17일 저녁 8시 55분 방송

올해는 이 프로그램으로 마감

 

울산 태화강

대구 낙동강

경남 창원시 북면

경남 산청군 수철마을

독일 프라이부르크

스위스 바젤

 

그곳에서 이유를 묻다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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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3년 11월 26일 저녁 8시 55분 방송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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